[blog+] 다이어트 광고만 믿지 마세요
[2007-08-16 09:37 입력]
요즘 세상은 광고의 시대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미사여구를 동원한 광고 문구를 만들어 대중 매체를 통해 제품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세뇌시키는 것 만큼 확실한 마케팅은 없죠. 하지만 먹을 거리를 대상으로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해 과장을 할 때는 안타까운 생각마저 듭니다.
'트랜스지방 걱정없는 후라이드치킨', '지방제로 아이스크림', 'sugar free 천연 과즙음료', '지방을 줄여주는 음료'….
요즘의 광고들을 보면 꼭 이런 음식을 먹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섭취의 당위성마저 느끼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1.올리브유로 튀겨 걱정없는 후라이드 치킨 = 트랜스지방의 위험 경고가 확산되면서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자, 일부 업체에서는 "우리는 몸에 좋은 올리브유로 튀겨내 트랜스지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로 이미 후라이드 치킨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는 소비자의 식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올리브유나 포도씨유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일단 기름에 튀겨내면 한 번 씩 튀길 때마다 트랜스지방은 상상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2.유지방 제로 아이스크림 = 일부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우유를 원료로 하지 않고 콩을 원료로 하여 유지방과 콜레스테롤 걱정이 없고,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분들 또한 걱정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스크림은 콩을 주 원료로 만들고, 설탕 대신 천연 재료 타피오카 시럽으로 단맛을 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유지방 제로가 지방 제로는 아닙니다. 콩에도 지방이 있고 타피오카시럽에도 당은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스크림 회사의 과대광고는 아닙니다만 건강과 관련한 장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나머지 소비자의 판단 능력을 흐트러뜨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세요.
3.Sugar Free 천연 과즙음료 = 아이들이 즐겨먹는 음료나 주스 중 설탕을 뺀 음료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벨을 잘 살펴보면 설탕만큼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는 '액상과당'이라는 당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음료나 요구르트에는 대부분 그렇죠. 그러나 설탕이 없다고 당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당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설탕은 아니라며 가면을 쓰고 있는 '액상과당'. 우리가 스스로 조절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식탁을 순식간에 점령해 버릴 수 있습니다.
4.지방을 줄여주는 음료 = 운동 전에 섭취하면 지방의 연소에 도움을 준다 하여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음료입니다. 그런데 이 음료를 좀 더 분석해 볼까요? 대부분의 다이어트 식품에 기본으로 함유되어 있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껍질 추출물(일명 HCA)은 다이어트 효능설은 있지만 아직 검증된 바 없는 성분입니다.
이 음료를 섭취하고 운동을 하면 체지방 연소 효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광고에 노출된 소비자들에게 '마시면 무조건 지방이 빠지는 듯한 착각'으로 이어질 수 있죠.
광고는 없는 사실을 홍보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홍보가 아니고 거짓말이죠. 그러나 애매하고 지나치면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범람하는 광고를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소비자들의 안목입니다. 그
래야 광고의 질이 더 높아지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수준도 향상될 것입니다. 적어도 음식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우리 스스로 배워나가야 할 과제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강태은 프렌닥터 연세내과 [blog.naver.com/salzero]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