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일 열심히 했다고 살 빠지지 않아요
"선생님, 요새 공부에 야근에 매일 밤샘을 하는 데도 왜 살이 안 빠지는 거죠? 겉으로 보기에는 살이 빠진 듯한데 체중은 오히려 더 증가하고 몸이 무거워요."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 뿐 아니라, 야근이 잦은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밤을 새워 공부를 하거나, 과중한 업무로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 스스로도 얼굴이 핼쑥해 보이고, 살이 빠져보이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방이 빠진 것이 아닙니다.
학업과 업무를 하기 위한 주 에너지는 당(糖)입니다.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거나 책임있는 일을 수행하기 위해 뇌를 사용할 때는 에너지로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우리가 섭취한 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됩니다. 우리가 당을 필요로 할 때 바로 당의 저장고인 글리코겐에서 혈액으로 당을 보내 가져다 쓰도록 하는 것이지요.
특히 일의 열중도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양의 당이 소모되기 때문에, 저장고에 차 있던 당이 빠른 속도로 혈액 속으로 이동하게 되고 소진됩니다. 그때 우리 몸속에서는 엄청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내가 너무 열심히 일했나? 몸이 상당히 피곤하군."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이 합리화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살이 많이 빠지겠군"
우리가 공부에 열중하고 일을 하는 것을 'work'로 표현한다면 운동은 'exercise'입니다. 당연히 두 단어는 다릅니다. 물론 운동의 종류에 따라서 에너지원이 다르게 사용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work'가 당을 에너지로 사용한다면 'exercise'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합니다.
때문에 하루를 정신없이 공부하거나 일하면서 보냈다고 해서 즉 쉬는 시간없이 뇌를 움직였다고 해서 살이 빠졌다는 착각은 금물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당이 소비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저혈당에 빠질 수도 있고 피로감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당의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자, 이 정도면 열심히 일했고, 공부했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이해하시겠죠? 가장 건강한 움직임이란 몸 안에 있는 근육을 균형있게 사용해 주 열량공급체인 당과 지방을 적절히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work'만으로 만족해 하지 말고 'exercise'를 통한 균형잡힌 에너지 소비 밸런스를 유지하기를 부탁드립니다. 강태은프렌닥터 연세내과 [blog.naver.com/salzero]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2007.10.04 09:35 입력